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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최고위급의 감염과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이란 파스통신 등은 지난달 28일 모하마드 알리 라마자니 다스타크 국회부의장(57)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전날 바티칸 주이란 대사를 지낸 저명한 성직자 하디 호스로샤히(81)의 사망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이란 내에서 가장 많은 확정자가 있는 중부 시아파 성지 'ク'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 밖에도 최고위 여성 관료인 마시메 에브테카르 부통령(60), 모하바 조르놀 의원(57), 마흐무드 사데기 의원(58) 등 고위직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이란에서는 지난달 19일 ク에서 감염자 2명이 처음으로 양해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일 기준 확정자는 978명(사망자 54명 포함)으로 크게 늘었다. 사망률은 5.5%로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3.6%)보다 훨씬 높다.당국은 당초 최초 확인자는 ク에만 있었다고 했다가 이후 한 사람이 최근 중국에 다녀왔다고 말을 바꿨다.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정부가 정보를 정확하고 투명하게 노출하지 않아 실제 감염자와 사망자가 많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잦은 종교행사도 환자 급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란인들은 대부분 하루에 다섯 번 기도를 올린다. 모스크, 공공기도실 등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기도하기 때문에 접촉이 불가피하다. 종교행사가 많은 ク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서방의 오랜 제재로 의료시설과 의약품도 부족하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 사망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진단했다.이날 유럽의 아이슬란드, 룩셈부르크, 영국의 웨일스에서 첫 확정자가 나왔다. 3명 모두 40대 남성으로 이탈리아를 방문한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밖에 영국 남동부 서리에서는 중국과 이탈리아 방문 경력이 없는 환자가 발생해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지난달 29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공공장소에서의 가벼운 볼 키스를 자제하고 500명 이상이 모이는 대중행사를 일시 금지하기로 했다. 서로의 뺨을 맞추는 이 인사법이 감염 확산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된다. 이탈리아 등 비슷한 인사법이 흔한 유럽 각국에서 비슷한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수준을 종전의 높음에서 정말 높음으로 높였다.신아현 기자 abro@donga.com / 카이로=이세형 특파원